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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읽으면서 몇 번이나 상실감에 한숨을 내쉬었던 책, 량원다오의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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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8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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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덬들아

최근에 읽은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중 내가 좋아하는 부분 발췌를 들고 왔어

이 책은 내가 읽으면서 몇 번이나 작가의 상실감에 녹아들어서 한숨을 내쉬었던 책이야..

비록 이 작가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글 자체만으로도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라 추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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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의 발생과 끝은 사실 기억의 전쟁이다. 상처를 받아본 사람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부터 망설이며 몸을 움츠린다. 당황해서 뒤로 물러서기도 한다. 상처의 고통을 분명하게 기억하는 까닭이다.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지나간 사람이다. 그는 새로 알게된 사람과 교류할 뿐만 이니라 동시에 자신의 기억과 협상하고 담판하고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상대방은 이러한 관계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한다. 그가 겨루는 상대는 지나가버린 낯선 상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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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완전히 알려면 반드시 그의 두려움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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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든 것은 지나치게 발전하지 말아야 한다. 새싹의 상태로 클 듯 말 듯 그렇게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모든 가능성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아직 다 피지 않은 꽃이 가장 아름답다. 종이에 닿지 않은 펜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이 일단 시작되면 가능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쇠락과 시듦이 있다.

다시 한 번 납란성덕의 시 한 구절을 읽어보자.

인생이 첫 만남과 같기만 하다면
무슨 일로 그림 부채를 슬프게 하는 것인가

모든 것이 맨 처음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그렇게 조용하다면, 냉혹할 정도로 고요하다면, 공손한 인사가 우정과 선의가 담은 미소일 뿐이라면 어떻게 될까. 만일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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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려워해 결국 나를 싫어하게 된 사람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 혐오감과 두려움이 깊어지자 그는 내가 인사를 건네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애당초 나의 손짓이나 미소에 관심이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나의 기운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의 온몸에 있는 감각기관들은 한층 더 긴장하며 그를 감싸고 보호했다.

한동안 서로 연락이 끊어졌다가 우리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는 애써 접근을 피했다. 정말로 두려워하는 쪽은 오히려 나인 것 같았다.

그러다가 정말 황당하게, 그날 저녁 그가 갑자기 내게 서로 가장 기본적인 인사는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왔다. 그 순간 나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사람들이 우리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주목하고 움츠러드는 듯한 나의 태도가 불필요한 상상과 화젯거리를 만드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에게 매우 불리한 일이었다. 특히 친구들의 입에 오를 그 화젯거리의 주인공은 나이고, 나는 정말로 그와 연결되어선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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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은 그 주제가 무엇이든 감정을 다치게 한다. 고통스런 지난 일을 회상하는 것은 그때의 고통을 다시 한 번 경험하는 일이다. 또 즐겁고 달콤했던 일을 회상한다고 해도 그 상실감과 다시 올 수 없음을 한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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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표현방식 중 올라간다, 내려간다는 표현에 대해) 어째서 올라가는 것은 항상 좋은 것이고 떨어지는 것은 나쁜 것일까. 저자들은 이에 대한 설명을 유보하고 있다. 단지 이것이 거의 모든 문화의 공통적인 법칙이라는 사실만 밝힐 뿐이다. 바벨탑이 무너지기 전에도 인류는 위에서 아래로 추락하는 과정을 경험해 높은 곳의 즐거움과 하강할 때의 범속한 고통을 알았던 것일까.

우리는 사랑의 정도를 표현할 때 '사랑의 깊이'를 따지지 '사랑의 높이'를 따지지는 않는다. 인간들의 의식 깊은 곳에서 사랑의 본질은 후미진 곳에 깊이 가라앉아 있는 것이고, 심지어 사악한 것이다. 확실히 정욕은 '높이 팽창할' 수 있으며 인간의 심리도 흥분하고 크게 '고양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두는 감정의 즐거운 유혹일 뿐이며 훔쳐보기나 마약 같은 일시적인 쾌감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은 결국 대단히 침울하고 무서운 것이다.

나는 매일 그에 대한 나의 애욕의 깊이를 측량했었다. 바다 속으로 잠수해 들어가서 하늘의 해도 보지 못하고 끝나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 깊이는 스스로도 두려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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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토는 사랑과 죽음이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는 모순을 보여주었다. '사랑amor' 은 그 안에 '죽음mors' 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어원상의 관계를 어떻게 우연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랑이 죽음을 극복하고 생명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거나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 사랑은 항상 죽음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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