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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어하루 11-12회(6화) 리뷰: 고군분투 자아 찾기. 그게 꼭 만화 속 캐릭터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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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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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YsJSw



어느 날부턴가 시간과 공간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기이한 현상을 겪던 은단오는 진미채 요정을 만나 사실을 알게 된다. 단오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만화 속 세상이고 자신은 만화 속 캐릭터라는 것. 충격적이긴 하지만 10대의 소녀답게 현실아닌 현실을 금방 받아들이고 자신의 짝꿍이 될 순정 만화 속 백마탄 왕자는 누굴까 궁금해 하던차. 거기가 만화 속이라는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백경의 약혼녀', '심장질환으로 몸이 약하다'.단 두 문장으로 편집된 단오의 인생은 알고보니 엑스트라였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지 않았을까. 살면서 좌절을 겪을 때 특히나 남과 비교되는 경우에 내 삶이 엑스트라 같다는 기분. 누구나의 존재는 소중한 것이지만 그걸 자각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씩씩한 단오는 도화에게도 조언한다. 세상을 네 중심으로 보라고. 그러면 너도 주인공이 될 거라고. 엑스트라여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게 꼭 만화 속 이야기만도 아닐 것이며 캐발랄한 스리고 여고생 은단오 뿐만도 아닐 것이다.



신이 자연의 섭리를 만들었다면 그 어떤 피조물보다 말 안듣는 피조물은 인간일 것이다. 주어진 세계에 좀처럼 순응할 줄 모르고 부딪치고 깨지다 못해 발딛고 서 있는 세상을 파괴할 지언정 목표가 생기면 끊임없이 덤벼드는 게 인간이다. 인간의 기본 마인드는 늘 그랬다. 태어나고 죽는 건 신의 뜻일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내 뜻대로다. 만화 속 세상을 살아가는 캐릭터, 은단오도 사람이기에 그녀를 둘러싼 세상이 뭐였든 간에 당차게 주장할 수 있는 거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물론 복병은 있다. 시한부보다 더 무서운 설정값.



말 안 듣는 인간이 이렇게 덤비고 저렇게 대들어도 결국 그 길로 가야하는 것, 그렇게 가게 되는 걸 운명이라고 부른다면 은단오가 살고 있는 만화 '비밀'의 세계에는 '설정값'이 있다. 가차없고 융통성 없고 무시무시하기는 운명이나 설정값이나 매한가지다. 무엇보다 설정값대로 전개되는 스테이지는 정해진 운명처럼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https://img.theqoo.net/MScOq



운명에 도전하는 인간,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단오.



하지만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끊임없이 운명에 도전하듯이 단오는 자신의 자아를 지키기 위해 백방팔방 뛰어 다닌다. 정해진 콘티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얼굴도 이름도 없는 엑스트라 하루를 찾아서 수도 없이 자기 소개를 하고 이름도 붙여준다. 백경이 아니라 하루 옆에 있고 싶고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은 단오는 작가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가길 희망한다. 스테이지를 바꾸려는 단오의 노력은 나비효과가 되어 원치 않는 상황을 만들어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게 인간이니까. 그게 인생이니까. 원래 자아를 찾느라 질풍노도를 겪는게 청소년기라고 봤을 때 그런 면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어하루>의 설정은 아주 적절하다. 자아찾기와 10대, 이론적으로도 맞는 짝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판타지 학원물의 외피를 쓰고 있으나 이야기 깊숙한 곳으로부터 나오는 질문은 꽤나 심오하고 철학적이다. 존재의 소중함, 운명에 도전하는 인간, 자유의지에 따른 삶이 <어하루>가 깔고 가는 철학적 질문이라면 자아가 생긴 아이들이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방식은 그 답이 될 것 같다. 날 때부터 주어진 삶이 스테이지라면 쉐도우는 아이들이 선택해서 만들어 가는 삶이다. 아이들의 진짜 삶은 스테이지가 아닌 쉐도우에 있다. 하루는 쉐도우의 삶이 거의 전부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스테이지의 삶으로 끌려 들어가는 단오나 도화에 비해 하루는 어쩌면 스테이지에 주어진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쉽게 스테이지의 콘티를 바꿀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쉐도우의 백경은 분명 단오를 좋아한다. 백경의 진심은 스테이지와 쉐도우가 달라 보이지만 반항기와 위악으로 똘똘 뭉쳐있는 백경의 스테이지에 단오를 향한 어떤 진심이 숨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쉐도우를 기억하기 시작한 백경에게, 단오에게 사랑받는 스테이지의 삶이, 단오에게 거부당하는 쉐도우의 삶보다 결코 더 나을 리가 없다는 점이다.



https://img.theqoo.net/UZkEo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이래저래 삶을 은유한다. 작가를 향해 하늘에 대고 삿대질과 원망을 퍼붓는 단오의 모습은 가혹한 운명에 대해 신을 원망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스테이지가 주어진 운명이라면 쉐도우는 인간의 자유의지다. 세상은 주인공이 이끌고 가는 것 같지만 정작 콘티를 바꾸는 건 하루 같은 이름없는 엑스트라다. 신은 운명을 내리고 제 멋대로 구는 듯 해도 인간의 의지가 강하면 때로는 기적을 내리기도 한다. 작가는 이름도 얼굴도 없었던 엑스트라 하루를 제 멋대로 없애기도 하지만 은단오의 뒤를 잇는 6번째 '그 외 등장인물'로 부활시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자아를 찾고 지키려는 단오와 하루의 의지는 언젠가 그 뜻이 하늘에 닿아 작가가 만든 강력한 '설정값'도 뛰어넘을 수 있다.

스리고 교정을 가득 채운 젊고 아름다운 차세대 배우들 덕에 눈은 몹시도 즐겁고 <어하루>는 판타지 학원물로만 봐도 여전히 재미나지만 <어하루>가 그저 재미난 판타지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엔 <어하루>의 바탕에 깔린 철학이, 운명과 자유의지에 대한 은유가 너무 근사하다.


https://m.blog.naver.com/greenearth24/22168277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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