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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정의로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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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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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사회주의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거짓말을 잘하는 체제라는 것이다. 그토록 거짓말을 잘하는 체제가 그만큼이나마 지속되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것은 러시아혁명 직후의 '포위된 요새' 신드롬에 닿는다. 이 신드롬은 제국주의 열강에 포위된 사회주의 요새 러시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다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낳았다.

이 '포위된 요새' 신드롬은 요새를 약화시키는 이적 행위라 하여 자기 성찰과 비판, 당내 민주주의를 모두 부정했다. 당의 실패는 제국주의자의 음모 탓이며, 실패를 솔직히 시인하는 것은 제국주의자를 이롭게 할 따름이며, 노동자 봉기는 제국주의자의 사주 때문이라는 판에 박힌 거짓말들은 '포위된 요새' 신드롬의 부산물이다. 사회주의의 진보적 요새를 지키는 한 그것은 모두 당당하고 정의로운 거짓말인 것이다.

이 정의로운 거짓말이 진보의 명분으로 진실의 자리를 차지했을 때, 현실 사회주의의 참담한 실패는 이미 예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현실정치에 깊숙이 개입한 '진보적' 지식인의 입에서 간혹 "언론.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을 보수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겨우 정치권력만 달랑 하나 장악한 진보는 보수에 포위되어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자꾸 섬뜩한 느낌이 든다. 한국판 '포위된 요새' 신드롬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현실 사회주의의 역사가 보여주듯 이 '포위된 요새' 신드롬은 적에게 모든 책임을 돌림으로써 자기 성찰을 가로막고, 사소한 진실 대신 거짓말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아무리 위대한 대의를 향한 것이라도 정의로운 거짓말은 없다.

중앙일보 임지현 교수

https://mnews.joins.com/article/1618266#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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